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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2.25 혜화, 동(2010) -'합리적 선택' 뒤의 상처들.

 아마도 곧 재개발이 이루어 질듯한, 사람들이 거의 다 빠져나간 유령같은 마을을 헤매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의 목표는 그 텅빈 마을에 남은 유기견들. 유기견들을 데려다 씻기고 치료해주고 새로운 입양처를 알선해주는, 무던히도 부지런하고 착한 그녀의 이름은 '혜화(유다인)'다. 동물 병원의 미용사로 일하는, 그닥 여유롭지도 못한 처지에 병들고 다쳐 새로이 선택받지 못하는 개들은 다 자신이 데려다가 키우는 그녀. 산동네의 허름한 그녀의 집은 마음씨 좋은 동물 애호가의 그것과, 병적인 집착으로 키울 여력도 안되는데 개들을 '수집'하는 이상 증세를 가진 사람의 생활 환경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편, 혜화가 일하는 동물 병원의 원장 및 그의 아들과는 흡사 가족과도 같아 보이는 묘한 관계로 맺어져 있다. 때로 혜화가 원장의 어린 아들의 밥을 챙겨 먹이기도하고, 원장은 별 거리낌 없이 차키를 맡기고 차를 쓰도록 하기도 한다. 때이른 성에 대한 관심인지 일찍 어머니를 잃고 혜화를 제 어머니인양 따랐던 아이의 모성 결핍인지모를 원장 아들의 젖가슴 집착에 짐짓 어르기도 하지만, 잠든 아이의 손을 슬며시 가슴팍 안으로 품곤 하는 혜화. 
 
 스물셋의 혜화에게서 드러나는 감정은 모두 조금은 넘쳐 보인다. 길잃은 개들을 돌보는 마음가짐이며 행동도, 원장의 아들에게 품는 모성의 감정도 사실은, 과잉이다. 자신의 물리적인 환경과는 일정정도 괴리된채로 마음이나 혹 감정이라 해도 좋을 어떤것이 그녀를 다그쳐 이끌어 간다. 이런 지금의 혜화를 다그쳐 끌고 나가는 그 무엇은 그러나 사실은 지극히 물리적인 '상실'로 인한 결과다. 5년전, 그녀나이 열여덟의 상실. 





 열여덟살의 '아이'가 아이를 가진 상황이라면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낙태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 질 테다. 그나마 아이이자 어머니가 뱃속의 생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곧바로 입양을 보내게 되는 것이고. 그러나 사람들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인해 무언가를 포기하는 경우는 비단 미성년 여성이 임신을 했을 때 뿐만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는데 대부분 그렇게 포기 되는 것들이 '생명'이라는 것.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아주 '합리적'으로 포기되는 10대 시절의 삶, 성취인지 생존인지 모를 돈벌이를 잘하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절제 되는 스스로의 건강 혹은 가족이나 친구 따위의 관계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아주 '합리적'으로 재구성 되는 가축들의 사육 환경등등. 

 사람들이 선택의 과정에서 유달리 '생명'에게 박한 이유는 아마 가장 만만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일테다. 더 그럴듯한 비유를 해보자면 만기가 한참이나 많이 남아서 갚지 않아도 될 정도로 느껴지는 빚 정도 랄까? 쉽게 실감되지 않는거다. 당장에 그럴 듯 한 대학에 들어가지 않으면 일어날 일들은 눈앞에 잡힐 듯이 보이지만, 청소년 시절의 감정과 감성을 방치하다 시피 무시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는 체계화 시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그러나 쉽게 무시하고 지나갔던 작은 균열은 시간과 함께 성장해 거대한 파열음을 내며 삶을 송두리채 동강내 버리곤 한다. 그리고'생명'을 저당잡힌 채로 누렸던 찰나의 단물을 다 빨아먹은 뒤로 이와같은 파열을 접하게 되면, 그렇게 되면, 그제 서야 후회를 한다. 원했던것은 이게 아니었다고. 하지만 결국 선택했던것은 자신인 것을...

그래서 인가.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도저히 선택하지 못 할 것을 선택하라고 하는 충고라니. 
내 맨 가슴팍에 품기에는, 너무 따뜻한 영화다. 나는 아직 나중에 후회를 몰아서 하려는 사람인가 보다.






#1. 주워 듣기로, 운동 선수가 어떤 부위에 부상을 당하게 되면 다른 부위에도 부상이 생길 위험이 높아 진단다. 예를 들어 투수가 팔꿈치에 부상이 생겼다고 치면, 투구의 과정에서 팔꿈치가 담당해야 하는 부담을 팔꿈치가 온전히 담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의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어깨에, 허리에, 허벅지에, 무릎등에 더해지는 한계치 이상의 부담은 쉽게 그 부위를 다치게 만든다. 참 오묘하면서도, 당연한 신비.

#2. 쳇, 그런 후진 기어 따위 실제 인생에 있을리 없잖아. ㅠㅠ





<위의 사진들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비밀의 화원, (주) 인디스토리 에 있습니다.>


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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