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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버전 포스터가 젤 맘에 듬)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에는 참 독특한 부분이 있다. 그를 거장이라거나 독보적인 아티스트등으로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누구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어떤 그 무엇. 과거에 자신이 좋아했던 영화나 장르들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작품속에 드러내 보이는 그는 과거에 존재했던 어떤 대상을 비트는데서 자기의 존재 이유를 드러내 보이는 듯 하다. 음악으로 치자면 작곡가라기 보다 믹싱 디제이의 유형이랄까. 소스가 되는 원곡이 없다면 디제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누구라도 나서서 그런식의 음악 믹싱이 쉽거나 하찮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거다. 더구나 타란티노 정도로 맛깔나게 소스를 믹싱해 내는 고수 앞에서는. 


그런 타란티노의 시선이 이번에 미친 곳은 서부극이다. 그 와중에 등장하는 정의의 사도는 한창 팔려가는 중이었던 흑인 노예 '장고(제이미 폭스)', 그를 사슬에서 풀어내어 남부 최고의 총잡이가 될 기회를 주는 사람은 독일인 '닥터 슐츠(크리스토프 왈츠)'다. 그 다운 참 절묘한 조합. 타란티노의 영화와 어울리지 않게 줄곧 착한 인물인 슐츠지만 애초에 대단한 휴머니스트여서 장고를 풀어주는 건 아니다. 현상금 사냥꾼인 슐츠가 쫒고있던 범죄자의 얼굴을 알아내기 위해 장고를 사들이는게 인연의 시작이 되어, 동반자로서 장고를 받아들이고 장고의 아내를 구하는 일에까지 동참하게 된거다. 사실 여기까지 설명을 하고 보면 이야기의 진행에서 더 할 말은 없어진다. 다들 기대 하듯이 영화는 화끈한 피칠갑이 이어지며 2D 화면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쾌락의 최대치를 향해 내달린다. 그 결전의 장이 될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캔디 랜드로.


 아쉬운 것은 타란티노의 근작들에 비해 인물들의 면면이 평면적이라는 점과 이야기의 흐름이 장고 한사람 위주로만 흘러간다는 점이다. 오렌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그녀의 악독함을 생생히 간직한채로 블랙 맘바와의 결전을 생동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쇼샤나가 탈출하는 장면을 보며 독일군 장교 한스의 소름끼치는 잔인함을 느낄 수 있었던 이전 작품과는 달리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하나가 되는 타란티노 특유의 화법이 주는 재미는 생략되고 말았다. 거기다 시간의 흐름을 뒤섞어 묘한 호흡을 만들어 냈던 편집도 시도하지 않아서인지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러닝타임이 좀 길다고 생각했다. 특유의 피칠갑 액션은 이 영화에서도 명불 허전이지만  그 '재기 넘치는 살상극'을 상당히 아끼고 아끼는 터라 재미가 반감되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의 죽을 고생과 나쁜놈들에 대한 복수의 강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관객의 감정선을 주물렀던 이전과 다르게 나쁜놈들이 너무 멍청하게 쓰러진다는 점도 하나의 악재.


다만 여전히 볼만한 구석은 곳곳에 포진한 명 배우들의 연기. 앞서 말했듯 적지 않게 평면적인 인물들이라 큰 임팩트가 있지는 않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리없이 다 소화해 낸 결과물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캔디의 집사인 '스티븐' 역할의 사무엘 잭슨. 마치 일제 시대의 앞잡이 처럼 자신도 흑인이면서 백인인 캔디의 수족이 되어 동족들을 핍박하는데 압장서는 교활한 늙은 집사의 역할에 사무엘 잭슨이 이토록 어울리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수퍼 히어로들을 떡주무르듯이 주물렀던 '쉴드'의 수장이 쇠약해진 몸에 손까지 떨어가며 비굴한 아부의 웃음을 흘리게 되리라고는 차마. 그 와중에도 'Mothxx Fucxxx' 만큼은 찰지게 내 뱉는게 반전이라면 반전.



분명 타란티노 최고의 작품은 아니다. 저번 '바스터즈'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나쁜놈들 X먹이는데 지나치게 심취했던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다만 장르를 갖고 노는 그 특유의 수완은 녹슬지 않았다고 느꼈다. 따지고 보면 서부극의 총잡이 들에게는 충분히 생각할 만한 여유 같은건 없지 않았던가. 나쁜놈이 있고, 쏘아 죽일 뿐. 그 장단에 충분히 즐거웠고 넘치게 짜릿했다. 기꺼운 마음으로 그의 차기작을 기대해 보리라.  








#1.어느 인터뷰에선가 이 영화는 서부극이 아니라 '남부극'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남. 

    흰 목화꽃에 붉은 피가 흩뿌려지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목이 아닐까 싶음.


#2. 믿고 보는 배우 리스트에 '크리스토퍼 왈츠'님이 등재 되었습니다.

     

#3. 이 영화의 원조격인 1966년도 작 장고의 주인공,  프랑코 네로가 출연한다고 함. 

     몰랐는데 여기저기 뒤저보다 알게 된 정보. 

     근데 영화에서 누구였는지 통 기억이 안나니 이거 죄송해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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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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