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12019  이전 다음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10.26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2011) -3.8.6 '꼰대'가 내민 화해, 혹은 반성의 악수?- (1)

난 스무살이 되면서 새삼 놀라웠던 점이 하나 있다. 내가 스무살이 되도록 그 많은 향단이 방자의 존재, 아니 그 후손들의 존재에 대해 어떤 의문도 품고 있지 않았었다는 점 말이다. 분명 어느 순간에는 양반이 있고 '쌍것들'이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누구나 '어디 어디 ㅇ씨에 무슨 무슨 파 몇 대손이요' 하는 말을 하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아니, 누가 쌍것들을 다 잡아 죽인일도 없는데 어떻게 양반들 후손이 이렇게나 많아진 것이며 그렇게 불가사의한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왜 의문을 갖고 살지 않는걸까? 하지만 비슷한 불가사의는 비교적 근래의 일에 있어서도 접할 수 있었다. 이른바 '386세대'의 정체 말이다. 지금나이 30대(에서 40대),80년대 학번의, 60년대 출생자들이 뭔가 엄청난 것을 이루었다는 의미로 묶어서 말하곤 하는데 가만, 80년대엔 대학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을 텐데? 그렇다면 지금나이 30대에 60년대에 출생했으면서 '80년대 학번은 아니었던' 사람들은 그 당시에 뭘 하고 있었을까? 우리가 마치 그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양 신경도 안쓰는 그들은 말이다.


 

                                                            두고 두고 봐도 이 포스터는 대박 ㅋ



주인공 강대오는 60년대 출생자이면서 80년대 학번은 아닌 중국집 배달원이다. 그리고 배달 갔다가 본 여학생에게 반해 고백이라도 해 볼 양으로 접근하다가 무려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이라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마치 포레스트 검프가 우직한 달음박질로 미국의 현대사를 가로지르 듯, 우리의 강대오도 별 생각없이 뚜벅 뚜벅 한국 현대사에서 잊지 못할 한 지점을 향해 걸어 들어 간다. 그러고는 마치 검프가 그저 뛰었을 뿐인데 전쟁 영웅이 되었던 것처럼, 그저 청춘의 한 때를 사랑으로 불살랐을 뿐인데 학생운동의 정점에 선 지도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영화가 주는 일차적인 재미는 운동권 대학생과 중국집 배달원이라는 두 부류의 세계가 충돌하는 이 지점이다. 어디 출신이냐는 말에 '...'를 얼버무리다 '중앙대' 학생이 되어 버린 강대오는 오해를 벗을 위기(?)마다 미국인 교수와의 인연으로 얻어 들은 몇 마디의 영어 문장으로 영문학과 학생이 되어 상황을 헤쳐 나간다. 대오가 이소룡 영화를 보며 익힌 무공(;;)은 피는 뜨거우나 책상머리에서 공부만한 백면서생들의 전투력을 향상 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도무지 알아듣지 못할 것 같은 신 식민지니 파쇼니 하는 말들과 함께 운동권 대학생의 세계를 접한 대오를 비롯한 배달원 세계의 사람들은 세상의 불건전함에 눈을 뜨게 된다. 


먼 훗날 어느 뚱뚱한 가수가 나와 전경과 학생이 서로 열광하고 싶은 마음 같다며 부르 짖게 되는 것처럼, 이전에 사귀던 누군가가 전경 방패를 들고 서 있고 그 상대가 반대편에 서서 각목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이 가능 한 것 처럼, 80년대의 어느날 미국 문화원을 점령한 것은 단지 대학생들 뿐만이 아니었다. 물론 실제 미국 문화원 점거 사태에 중국집 배달원들이 참여했다는 차원의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그들이 거기에 설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이 대학생이라는 사실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그들이 청춘이었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다. 대학생 뿐 아니라, 청춘도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비록 가상의 설정일 뿐이지만 그렇기에 중국집 배달원도 그 자리에 함께 서서 혁명을 (사랑에 대한 혁명이던 월차에 대한 혁명이던, 혹은 민.주.주.의. 에 대한 혁명이던...) 외칠 수 있었다. 그 들도 청춘이었기에. 


그러나 지금에 와서 '꼰대'가 된 그 들 386 (내지는 486) 세대는 학번 구분으로 그 시절 젊고도 뜨거웠던 열의를 한정지어 (본의던 아니던) 가로채 독식함으로서 물리적으로 대학생이 아니며 물리적으로 어리지 않았던 수 많은 청춘의 존재를 순식간에 증발시켜 버렸다. 거기에 자신들의 존재를 증발시킨 후 온갖 부조리에 침묵하는 지금의 20대에게 책임을 물어 개새끼라는 낙인을 찍고 있기도 하다.[각주:1] 그렇기에 80년대의 어느 지점에 미국 문화원에 모였던 젊은이들을 살펴봐야할 필요가 생기는 거다. 젊었고, 사랑에 괴로워 했고, 한 때 가졌던 높은 꿈이 무너지는것만 같아 한 없이 흔들렸던 그 청춘들을 말이다. 단지 과거의 어느 한때를 추억 할 '꼰대'들 뿐만이 아니라, 불가능한 꿈을 꾸는 리얼리스트를 박물관 화석처럼 여기는 젊은이들 뿐 아니라, 먹고사니즘에 충실할 뿐이라며 그 시절을 쌩쌩 지나쳐 갔던 '배달의 기수'들 역시나. 


거기다 참고 봐줘야 할 정도로 영화가 교조적이거나 전개가 툭툭 끊어지는것도 아니다. 특히 오프닝 크레딧에 대한 정성은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보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코미디가 그렇게 대박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곳곳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장치들은 멜로적 감성의 대 폭발을 위해 착실하게 잘 배치되어 있다. 특히 눈썰미가 뛰어난 사람이라면 문화원 외벽에 붙여놓은 글자들이 두어 차례의 소동 후에 어떤 메세지로 남는지 꼭 확인해 보길 추천.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원작자에게 있습니다.>





  1. 물론 '열의'의 독식이 부적절 한 것 만큼이나, 낙인을 찍는것에 대한 책임을 전체의 386에게만 묻는것도 부적절 하다고는 생각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어린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해바라기의비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2.10.26 23:47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