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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혼자 보러 다닌다고 하면 의례 돌아오는 반응들이 비슷하다. 'ㅋ. 너왕따냐?' 그런데 뭐 딱히 반박하기에도 마땅한 구실이 없거니와 굳이 반박해야할 이유도 느끼지 못하기에 다른 차원에서 항변을 하곤 한다. '사실, 영화 혼자 보러 가는거 별거 아니야...왜 꼭 극장을 누구 손잡고 같이 가서 봐야 하는데?'라고 한다면 상대편에서도 딱히 반박 할 만한 구실이 없기는 매 한가지다. 겨우 한다는 소리가 '남들이~!#$%^'정도?' 고작 말한번 섞지 않을 남남들이 어떻게 볼지 염려되어 심지어는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도 같이 갈 사람이 세팅되지 않으면 보러 못가는 정도의 참사가 발생하고 있는것이다. 이에 영화 혼자보기에 입문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기본적인 메뉴얼을 작성해 볼까 한다.



1.영화 선택.
 그렇지, 일단은 뭘 볼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각자가 가지는 취향들이 있을 것이니 여기서는 무어라 충고할 만한 것이 없다. 다만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장르의 영화를 선택하여 자신을 학대하는 일은 참아주기를 바란다는 권고 뿐.

2. 극장 선정 및 시간표 확인.
  어떤 영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변동이 큰 사항이지만, 한 극장에 스크린이 몇 관씩 걸렸더라도 아바타나 전우치 같은 부류가 휩쓸고 있는 중이라면 평창 하늘에 뜬 별처럼 별점이 후두둑 떨어지는 영화라 해도 상영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적당히 갈 곳을 찾아, 적당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적당한 영화를 고르는 것이 아니므로 내가 볼 영화가 어떤 극장에서 몇시에 걸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

3. 극장에서의 대기 시간은 최소한으로.
 2번 절차가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특히나 남들의 시선 때문에 영화 혼자보기가 어려웠던 초보 입문자의 경우에는 티케팅후 영화 시작까지 기다리는 순간이 가장 곤혹스러울 것이다. 2번 절차를 제대로 밟았다면, 출발지로부터 극장까지 걸리는 시간에 티케팅에 소요될 시간을 감안해서 티케팅 후 화장실 한번 갔다가 곧바로 상영관으로 향하는 계획을 짜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 물론 숙련도에 따라 오차가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4. 티케팅을 위한 준비.
 남들 시선을 이겨내는데 두번째 고비는 티케팅에서 찾아온다. 이런;; 티케팅 알바와는 직접적인 대화를 피할 수가 없다. 이를 즐길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 시킬 수는 있다. 알바가 물어올 질문이라는 것은 대게' 어떤 영화 관람하시겠습니까?' '영화***  #시 ##분 말씀이십니까?' '몇 분이십니까?''좌석 선택 하시겠습니까?' '할인카드 있으십니까?'의 순서를 따르게 되어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알바가 물어올 질문을 미리 대답하는거다. 이렇게 되면 알바가 질문하는데 드는 시간은 줄어들고 내가 대답하는데에만 시간이 들기 때문에 시간 단축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손에는 대기표, 할인카드 및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 돈을 쥐고, 자기 차례가 되면 '영화 *** #시 ##꺼 한장, 맨 뒷줄꺼로 주세요'라고 하는 식이다. 물론 티케팅 알바가 확인을 위해 내가 한말을 그대로 복명 복창하는것 까지를 어떻게 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어떤 영화 관람하시겠습니까?', '몇 분이십니까?' '좌석 선택하시겠습니까?' '할인 카드 있으십니까?'의 질문 정도는 생략될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아 진다. 응용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2번 절차에서 극장에서 어떤 할인카드가 적용되는지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 제발 할인카드 뭐뭐 되는데요? 같은 테러를 가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물론, 가장 간편하게는 예매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현장 티케팅을 거치지 않은 영화 혼자보기는 진정한 영화 혼자보기라고 할 수 없는 법. 꼼수는 안 될 일이다.)

5. 좌석 선정.
 4번 절차에서는 내 임의대로 가장 뒷줄을 말했지만 이 것 역시나 각자의 취향에 달린 문제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근방에 사람이 없는 자리를 차지해 앉는 일. 내가 표를 끊은 이후에 누가 내 근방으로 오는것 까지는 어쩔 수 없으나 피할 수 있을 만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지어 커플이 근처에 있는 경우라면... 어휴;;  맨 뒷자리에 앉는 다면 적어도 내 뒤에서 들리는 소리는 차단 할 수 있으니 나는 주로 맨 뒷줄을 선호 하지만 여러 변수들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상황이므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이 내 나름대로 만들어본 '영화 혼자보기 입문자를 위한 메뉴얼' 이다. 그러나 위의 메뉴얼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 극장에 득실 대는 커플들은 당신이 영화를 혼자 보러 왔던 어쨌던 별 관심이 없다. 티케팅 알바들에게는 그저 한 사람의 손님일 뿐 불쌍하다거나 찌질해 보인다거나 하는 한가한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안 그럴 거라고 믿자;) 혹여 좀 그러면 어떤가? 내일 또 찾아가도 누군지도 못알아 볼텐데. 가장 중요한 이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각자의 경험이 더해져 좀더 풍성한 메뉴얼이 생겨날 수 있다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박선주, <소년, 소녀를 만나다>    1분 30초쯤? 이 영상이 들어간 의도가 밝혀진답니다..
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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