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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야구 음모론자들


도저히 '야구 음모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수준의 정보들을 접하고도 드디어 야빠 방송국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더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졌다는 식으로 말을 퍼트리고 다는 사람들 말이다. 개중에 방송국의 입장만 대변했다며 입을 삐쭉거리는 쪽은 그나마 낫다고 해야 할 지경.


그러니까... 이런 수준의 정보


이들은 중계시 드는 비용이나 광고 판매 실적등이 사실은 야구와 축구가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면, 별 차이도 없는데 왜 중계를 따내지 못할까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별 차이도 없는데 왜 해주지 않는거야 라고 생각한다. 방송 내용중에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이라는 언질을 깔고 '방송국에 야구에 관심이 더 많은 피디의 수가 더 많다'란 말을 하니 역시 야빠들의 방송장악이 현실이었다며 축구인들이 더욱 많이 방송에 진출해야한다는 드립들을 친다. 혹여 '친 야구' 피디들의 명단이라도 있다면 대의를 위해 해킹이라도 할 기세. 이들에겐 야구를 좋아하면 모두 죄인인거다.



2.축구 내셔널리즘


최근에 진중권씨가 트위터에서 극우주의자들에 대해서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간 내용을 본 일이 있다. 진 씨는 그 내용에서 일본 극우들을 예로 들었는데, '(폭력배라) 사회적 지위나 평가 낮음-> 자기 존재의 당위를 위해 애국이라는 가치를 유난히 강조-> 자기가 가장 잘 하는 행동 (폭력)으로 그 가치를 표현-> 끊임없이 적을 설정해 위력시위를 함으로서 숭고한 애국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숭고한 개인으로 인정받고자 함' 정도의 단계로 일본 극우들의 행동을 설명했다. 물론 축구팬, 아니 정확하게는 K리그팬이 사회적 지위가 낮니 뭐니 할 만한 구분은 아니지만 K리그라는 하나의 컨텐츠를 거의 신성시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극우의 '애국'과 엇비슷한 맥락이 있다. 극우들이 끊임없이 무리를 구분지어 자신들의 '중심성'을 강조 하듯, 야구 음모론자[각주:1] 들도 끊임없이 무리를 구분지어 자신들을 핵심의 위치에 놓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야구를 즐겨 보면서 K리그나 축구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부류의 사람들은 '진짜' 축구팬이 아니라며 이러쿵 저러쿵 말을 늘어놓을 자격도 없다는 식이고, 같은 축구 팬이라도 유럽축구 '빠돌이'들은 K리그의 흥행에 방해가 될 뿐이며, 국가대표 '빠돌이'들은 투자 하는건 없이 선수들 욕이나 한다며 배은망덕한 무뇌아로 본다. K리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신들만이 '진짜' 축구팬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모두가 자신들이 하는것 처럼 진짜 축구팬이 되기를 원한다. 원한다기 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당위의 차원으로까지 생각하고, 그렇게 따라오지 않으면 어떤 대상이라도 무차별적인 공격의 대상이 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욕설이나 비방등의 인터넷 의견에 그치고 있지만 그 증오의 강도는 상식선을 벗어난 지가 한참 되었다. 단지 비방의 강도만을 갖고 상식선을 벗어났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그 대상을 구분짓는데 있어서도 그렇다. 위에서 말했듯이 마치 전염병 환자를 걸러내듯이 순수한 축구를 오염시키는 불순 분자들을 색출해 내고 있질 않나. 그들은 자신들이 일종의 유희의 장에서 컨텐츠를 선택한 사람들이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무언가 숭고한 가치를 좇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러니 K리그가 야구 등 다른 컨텐츠와 경쟁을 벌이는 대상이고 방송국내지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만큼이면 된거지 왜 중계를 안해주는데?'라는 생각이 '어떤 약점이 있어서 중계에서 밀리는걸까?'를 압도한다. 물론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만의 문제라거나 한국적인 특수성이 있는 현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남이 운동하는걸 돈주고 보는 사람들은 애초에 어느 정도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놓고 감성적인 만족을 선택한 사람들이기에 어느 종목의 어느나라 팬을 막론하고 종종 뭐 저런 돌아이가 있나 싶은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K리그가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 내지는 인기를 압도한 시절이 없었음에도 지금의 K리그 '홀대'를 모종의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데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는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은 든다.



Korea_London_football_support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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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명을 이해 하려면 '한국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의 인기는 K리그의 인기보다 높다'라는 명제 하나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야구 음모론자들은 그래서 K리그가 국가대표팀 만큼 관심을 끌도록 그만한 관심을 주지 않는 대상들에 대해 공격을 퍼부어 대지만, 반대로 K리그는 그만 못하는데 왜 국가대표팀의 경기에는 많은 관심을 가질까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거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 K리그에는 없는데 국가대표팀 경기에는 있는 것, 바로 내셔널리즘이다. 제대로 된 리그는 커녕 변변한 실업팀도 없던 시절부터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대한 관심을 끌어 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기지 못한다면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로 대변되는 바로 그 시절 부터 말이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축구 국가대표는 내셔널리즘이 발휘되는 장을 선점하게 되었고 그 분야의 최고 컨텐츠가 되었으며 그 열의를 바탕으로 종목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래서 축구는 몰라도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지 못하는 기묘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던거다. 그렇기에 국가대표팀 경기에 비해 내셔널리즘이 빠진 K리그에는 관심이 덜해지는 거고. 이는 관성의 문제로도 살펴 볼 수 있는데, 태어나 보니 온국민이 축구 국가대표에 열광하는 나라라면 은연중에 그 분위기에 휩쓸릴 확률이 높아지지만 그 지역의 축구팀에 지역의 대표성을 부여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분위기에서 나고 자란다면 굳이 자기 혼자 그렇게 되기는 어려워지는거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단지 축구라는 큰 덩어리로만 생각해서 축구에 대한 열의를 가져온 역사가 긴데 왜 리그에는 그렇지 못한가를 따지지만, 애초에 K리그는 후발 주자고 연고의식에 대한 개념이 생겨난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말이고, 이게 두 컨텐츠에 대한 열의가 차이가 나는 아주 간단한 이유다.



3. '도찐은 사실 알고보면 개찐'


이 대목에 대한 이해가 되었다면 음모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왜 저러고 있는지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을거다. 저들이 내새우는 가치는 K리그 이고, 심지어 국가대표팀 '만' 응원하는 사람들을 갖은 표현을 써가며 비하하고 있지만 그들 역시나 '내셔널리즘을 기반으로한 축구(국가대표팀)'의 광신도들이었던 거다. 국대만 응원하는 사람들과는 먼 사촌격이랄까? 단지 경기만 보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사람들 보다 자신들의 헌신이 더 가치 있는것이라고 여기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야구와 비교하면서는 끊임없이 종목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따지지만, 보다 국제적인 장의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모자란 사람을 나무라는 투로 비웃는거다. 그저 경기 한두개를 보고 품평을 늘어놓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거지. 자신들처럼 비교적 관심이 덜한 K리그의 팀을 정해 응원을 하며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정도는 해야 진짜로 기여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이들이 가진 감정이 말 그대로의 '애국'인지 그에 준하는 숭고한 어떤 그 무엇인지는 확답할 수 없지만, 이러한 감정들을 갖고 있기에 야구등의 컨텐츠를 동등한 입장에서의 경쟁의 대상이라기 보다 압살해 버려야 할 장애물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의 강점이니 약점이니가 보일리가 있겠는가. 마치 전력의 차이가 나는 상대와 전쟁을 벌인다고 쳐도 포기 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고 만다. 애초에 K리그와 축구를 위한 팬덤이 아니라 내셔널리즘을 발휘할 장으로서의 성격이 크기에 축구 이외의 감정 싸움에 온 화력을 쏟게 되고 이런 상황이니 누구 한테 뭘 요구해야 할지도 오리무중일 수 밖에.  


그런데 정말 웃긴것은 이 음모론자들이 음모론의 증거로 들이밀고 있는 각종 언론의 축구에 대한 까칠한 시선들도 역시나 축구 내셔널리즘에 빠져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의 축구 때리기, 야구편향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글에서 이미 써 본적이 있는 내용인데, 이들 까칠한 언론 역시나 축구를 축구로 다루지 않고 무언가 숭고한 애국과 비슷한 감정이 발휘되는 장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우리의 축구는 다른 나라의 축구와는 달라야해' 라는 일종의 꼰대적인 사명의식이 이들로 하여금 축구를 까게 만드는거다. 마치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명의식으로 행동거지 하나도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옛 박통 시절 스러운 사명의식이 축구에서는 있을 수도 있는 일을 도저히 좌시 할 수 없는 일로 둔갑시키는 거고, 그걸 지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할 일을 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거고. 물론 이 분석이 마음에 안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축구에 까칠한 언론들 전부를 설명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나 한가지 확신 할 수 있는 건 야구 음모론에서 빠져 나온다면 훨씬 그럴듯한 분석을 하는게 가능해 질거라는 점이다. 




맺음말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주간 서형욱'이라는 팟캐스트 방송 내용이 흘러흘러 내 귀에 들어오게 되면서, 그리고 그 반응들이 내 눈에 들어오면서 였다. 서형욱이라는 '축구인'에 대해서 오해아닌 오해를 조금은 풀게 되었고, 야구팬으로서도 흥미로워 할 만한 내용이 담긴 방송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방송을 진행한 축구인들 마저도 통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이 너무 많다며 하소연을 할 지경임에도 그들이 이 음모론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분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선 확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아직까지도 내셔널리즘이 축구라는 컨텐츠를 끌고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는데 이런 차원에서 (제대로 분석하고 있더라도) 음모론자들을 거론하고 지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들이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역린'이 아닐까 싶은 생각 말이다.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이 글과 비슷한 성격의 글을 써봤던거 같다. 이제는 다른 이슈가 또 불거져 나와도 더 할 말은 없을 듯. 내 나름대로는 이제 다 정리가 됐다. 그러니까 너님들도 제발 정리 좀 해라 이제. 응?


언론의 축구 때리기, 야구편향의 문제가 아니다

축구는 공중도덕이 아닙니다







#1.그러니까 '2013 K리그클래식 슈퍼매치. 축구-야구문제를 잠재울 또 하나의 열쇠'

             축구-야구선수 연봉공개. 축구에 대한 역차별에 진심으로 화가난다.

이렇게 귀 닫고 악다구니나 쓰면 좋은 한세상 올거같이 생각하는 님들 말이에요. '야구팬들'이라는 대상에게 별 상스런 소리는 다 하면서 트랙백은 왜 지우나요? ㅎ  '야빠 바이러스' 같은거라도 옮을까봐 그러나요?














  1. 물론 야구 음모론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가 'K리그' 이지만 모든 K리그 팬을 야구 음모론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일단 이 글 에서는 '야구 음모론자' 라고 칭함 [본문으로]
Posted by 어린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