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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자잘한 플롯을 다 설명하기는 어려운 일일것 같다. 복잡하고도 치열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실화에 바탕을 두고서 지극히도 무미건조하게 진행이 되는 터라, 그리고 그렇게 풀려면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해 지는 터라 사실 별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숨길것도 없이 이 복잡하고도 치열한 이야기는 빈 라덴을 사살하기 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 영화 제목인 '제로 다크 서티'란 자정에서 30분이 지난 시간을 말하는 군대식 표현이라고 한다. 바로 빈 라덴 사살 작전이 벌어진 시간 말이다.


 당연히 이 영화의 가장 클라이맥스는 빈 라덴의 비밀 가옥에 군인들이 침투하는 대목이 될 텐데 이 긴박감 넘치고도 중요한 장면이 영화 전체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관객을 깜짝놀라게 하는 장치나 비장한 배경음악 따위는 없고, 어느 한 순간이 다른 한 순간보다 더 돋보이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그 순간'이 되어서도 건조하기만한 시선은 흔들림이 없이 그저 조금은 감격에 젖어 하며, 조금은 황망해 하는 군인들의 표정을 좇을 뿐이다. 목표를 성취하고 나서도 작전 지역을 벗어나는 과정은 감정에 취해 여유를 부릴 만큼 가볍거나 쉽지 않다. 2시간 반이 넘는 런닝타임이 이렇게 폭발적인 감정의 고조없이 끈덕지게 이어진다. 마치 마라톤 경기의 배경처럼 테러 조직 가담자에 대한 고문과 요원의 피격과 일이 진행 되는 과정의 각종 난맥상들이 이어지지만 좀처럼 영화는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시선을 주지 않는다. 옳거나 그르다거나 어느 한 쪽이 악마라거나 이쪽이 이러는게 당연하다거나 하는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단지 묵묵히 뛰어가는 마라토너를 따라갈 뿐이다. 영화는 대신에 거대한 사건의 한가운데 서있는 인물들이 어떻게 그 파고를 겪어 내는지를 실감나게 묘사하는데 온힘을 쏟는다. 그래서 개인차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한 부분에 강조를 주지 않은채 이어지는 이야기에 두시간 반동안 매혹되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영화의 자세를 두고 '테러와의 전쟁'에 지지를 보내는 쪽이나 비판적인 위치에 있는 쪽이나, 모두 찬사를 보내거나 혹은 한 입장 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것 같다. 말하자면 고문장면을 보고도 사람에게 몹쓸짓을 하면서 괴로워 하지만 대의를 위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요원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포장하지 않고 냉정하게 고문장면까지 고스란히 보여주었다는 입장의 차이 같은 것 말이다. 혹은 사안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는 듯 보이는 자세 자체에 비판을 가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과연 그게 영화의 몫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지자나 비판자 중 어느 한쪽에 유리한가 아닌가를 따지는 대신에 테러와의 전쟁을 어떤 식으로던 겪어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를 따진다면 이 영화는 두말 할것 없이 소중한 작품이다. 이처럼 사안 자체를 냉정할 정도로 차분하게 담아낸 사례가 내 시야내에서는 없었으며 그렇기에 아마 사람들은 거부감 없이 이 사례를 들고와 자신들의 입장을 다툴것이다. 영화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기 까지인거다. 어느 한 쪽의 시선을 담았다고 평가를 받는다면 사람들은 보기도 전에 찬사를 보내거나 비판의 자세도 갖추지 않은 조소를 보내게 될 꺼다.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촉매가 될 뿐이다. 


그렇기에 애초에 감독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와는 무관하게 그 결과물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고문은 고문인거지. 쿠데타는 쿠데타인것 처럼. 일단 이 뚝심있는 누님의 세계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는일이지 않은가. 그것 만으로도 일단은 내게 대단하다.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원작자에게 있습니다.>


  

    

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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