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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같은 할배가 있다. 80 나이를 먹은 할배는 여태 일을 쉬어 본일이 없다. 젊었을적 남의집 머슴을 살았던 습관이 남았는지 배운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처지에 줄줄이 딸린 자식들을 거두어 키우자니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라도 꼼지락 거리고 해야만 하는 것'이 할배의 삶이 되었다. 몸은 늙어져 머리는 아파온다. 혈압이 높다한다. 쉬지 않으시면 큰일이 난다는 의사 선생의 엄포에도 할배는 그저 허허 웃을뿐. 할배는 뭐라도 꼼지락 거리고 하지 못한다면 이미 그 순간 살아있지 않은 것이다. 죽어서야 코 뚜레를 내려 놓을 수 있었던... 할배는 소였다.

 할배 같은 소가 있다. 연세는 무려 마흔 살. 본디 수명이 그렇게나 많이 된다는 것을 짐작 하기도 전에 이렇고 저런 사정에 의해서 죽은 육신이 가장 후한 값을 받을 때쯤 죽어지는것이 소란 짐승의 운명이고 보면 40여년을 살았다는 것이 우선 놀랍다. 천수를 누렸다고 운이 좋았다고 하기에는 소라는 짐승으로 살아온 역사를 제 한몸에 한껏 새겨 놓았다. 앙상해진 마디 마디에, 쇠잔한 걸음 걸음에. 결국에는 품 안드는 두 노 부부를 태운 수레를 끌기에도 힘에 부치게 된 이 생물에게는, 소라는 이름보다 할배라는 이름이 더 어울려 보인다.



 

글쎄... 왈칵 눈물을 쏟지는 못했다.
아...소같이 일했을 우리 아버지... 당장 집에가면 우리 아버지 어깨라도 주물러 드려야 겠어...라는 마음도 글쎄;;

단지 생각이 났다.
10여년이 훌쩍 전에 생을 마감하신 내 할배가.
영화의 소같았던 할배처럼, 혹은 할배같았던 소처럼 뼈마디만 남아, 점차 쇠잔해져 가셨던.
쉬이 씻지 못하는 노인의 내음에, 어려서 부터 돌아가시도록 들어야만 했던 기침 소리를 달고 사셨던 병자의 내음까지 고약한 냄새를 가졌던.
못 말리는 고집쟁이에 아흔이 넘어 돌아가시기 전에는 총기마저 흐려지는 모습을 보였던.
나의 할아버지가 오랜만에 생각이 났다.

어줍잖게 이제 그 돌아가신 분을, 그 마음을 짐작하겠노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그 고집 불통 성격이, 숨쉬듯 달고 살았던 기침이, 퀴퀴한 노인내음에 지나온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겠다는 짐작을 할 뿐.

그렇게 나의 할아버지가 참으로 오랜만에 생각이 났다.









가운데 '스포일러'라는 말이 생략된 '영화 프로그램'에서 조각 조각의 영상을 접하고서 꼭 7000원을 주고 봐야 겠다는 생각을 먹게 되었다. 허투루 쉽게 보아 넘기지 않고 최대한 나의 품을 팔아서 노력을 들인 결과로서 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할인 혜택 하나없이 제돈 7000원을 다 받고, 5분 안되게 늦은 시간동안 광고를 틀어주는 일도 없이 재시간에 칼같이 시작하여 처음 몇분의 내용은 놓쳐버리게 한, 광주에도 스크린 하나짜리 영화관이 남아 있었다는걸 일깨워준 광주 극장에게 감사한다.비꼬는게 아니라 진심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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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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