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12019  이전 다음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히어로물 영화를 보고나면 가지게 되는, 혹 보기 전부터 기대하게 되는 감정이 있다.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뇌를 모두 주인공에게 몰아주고서 느끼게 되는) 영웅으로서 이 세상을 구하는 비장감과 같은 그 무엇 말이다. 그리고 그 비장감에 있어서 최고의 밀도를 보여줬던 작품이 '다크나이트'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그 시리즈의 완결이라고 말하고 있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이르러서는 그 비장감 마저도 하나의 가면에 불과하다는 담담한 고백이 펼쳐진다. 이제 비로소 날은 밝았고, 억만장자 박쥐인간의 쇼는 끝이 났다.


 


 

태양 아래의 박쥐 인간


이 영화가 이전 시리즈들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바로 대낮에 활보하는 배트맨이다 (물론 정확하게는 해가 뜬 아침이지만). 대낮에 활보하는 배트맨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이 의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오밤중에 박쥐 코스프레를 하고 활보했던 브루스 웨인이 의미하는 바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왜 밤이었을까? 트라우마의 상징이었던 박쥐가 야행성인 이유 때문에? 범죄는 밤에만 일어나기 때문에? 아니면...극적인 서치라이트가 낮에는 잘 안보이니까? 아마도...낮에는 박쥐인간이 아닌 브루스 웨인이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때는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가 모두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웨인이 배트맨이 된 외적 동기라면, 범죄가 만연한 도시의 환경 정도가 되겠지. 그러나 이 작품에 이르러 알프레드가 웨인에게 충고하듯, 웨인은 억만장자고 그 부를 바탕으로 사회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굳이 박쥐 인간이 되어 싸우려고 하는 데에는 그의 내적인 동기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거다. 말하자면, 어릴적 부모를 잃는 과정에서 느꼈던 범죄에 대한 두려움,무력하기만 했던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범죄에 대한 '복수'로 나타났던것. 그 복수를 멈추지 못한다는건 아직 그 두려움과 자괴감을 온전히 떨쳐내지 못했다는 의미인거다. 아무리 외적으로 고담시의 조직 범죄들이 사라지고, '하비 덴트 법'에 의해 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작동하고 있다 하더라도 브루스 웨인 속의 배트맨은 사라질 수가 없다. 


 이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에서 웨인의 오랜 여자 친구가 웨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내 앞에 서있는건 배트맨이다 라고 한말은 결국은 이런 의미였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지극히도 자기 파괴적이었던 '하비 덴트 건'에 대한 해결방안 역시나 소모적으로 자신에게 고통을 주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한 궤적의 연장선이었던 것이다. 본편에 이르러 당신은 고담 시민에게 빚진것 없다, 다 주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다 준것은 아니다라는 대답 역시나 이런 맥락인 것이다. 말하자면 고담시는 범죄에 대한 복수를 하기위해 적절한 장소였던 거고 고담시민들은 그 덕에 범죄율이 낮아지는 덕을 본 것일 뿐. 


이제야 낮에 활보하는 배트맨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고담에게 다 줄 준비가 된것이다. 마치 야행성이라는 습성으로 한정 지어지는 박쥐처럼 복수라는 습성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배트맨은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이제 더이상 소모적인 고통이 따르는 자기파괴적인 복수에서 벗어나 삶을 살고자 하는, 고담을 살리고자 하는 열의와 의지로 배트맨은 태양아래 설 수 있었다. 







 배트맨은 왜 브루스 웨인을 죽일까?


배트맨의 정체가 드러나느냐 아니냐가 전체 극의 줄거리를 끌고가는 중요한 뼈대였던 전편과는 다르게 이번편에서는 비교적 많은 인물들이 극 초반부터 배트맨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된다. 웨인 재단에서 후원하는 고아원에서 자랐던 경찰관하며, 목걸이를 털어간 도둑마저도... 


결국은 복수라는 습성을 벗어난 웨인이 더이상 배트맨일 수는 없다. 문제는 더이상 배트맨에게 기댈 수 없게된 고담시인데, 그렇기 때문에 배트맨이 사라지게 되었음을 확실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허상일 뿐인 배트맨이 사라지는 걸로는 부족하고, 그 가면안에 누가 있었는지까지 알려주고 그의 존재 자체가 사라졌음을 깨닫게 해주어야만 했던 거다. 이제 영웅의 몫은 그것이 영광이건 고통이건 간에 모두에게 나누어지게 되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게 된거다.


극중의 시간으로 8년전에 투페이스의 얼굴을 가리고 하비덴트라는 가면을 사람들에게 대답으로 내걸었던 배트맨은 실로 이만큼이나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가리고 숨기는 것은 순간의 모면일 뿐, 결국 열고 보여줄 때 만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행동에 옮길 만큼.


앞으로 고담시민들에게 배트맨 동상은 하나의 '토템'이 되어 줄 것이다. 더이상 꿈같은 기적은 없을 것이며, 그 같은 기적을 행했던 영웅이 이제는 사라지고 없음을 사람들은 동상을 보고서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꿈에서 깨어나야 할 시간이다. 아침이 밝았다.










#1. 숙제는 제때 제때 해야한다는 아주 훌륭한 본보기.


#2. 캣우먼에게 뒤통수란 뒤통수는 수도 없이 맞지만, 결국 나쁜남자는 브루스 웨인이었다는 점.


#3. 이 정도 정성을 들여서 종결을 시켰는데 감히 배트맨을 다시 영화화 하겠다는 사람이 나설까 싶은 

     의문 내지는 걱정이;;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원작자에게 있습니다.>



















Posted by 어린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2.07.20 17:43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