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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하면 사실 별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대단한 배신과 음모, 이합집산 같은게 있을 거 같았던 예고편과는 다르게 시작부터 끝까지 평이하게 흘러간다. 대기업 재벌가에 비서로 있는 청년이 있고, 회장은 하녀와 바람이 났고, 사모님은 화났고... 그 뒤야 뻔한거 아닌가? 사모님은 그 하녀에게 해꼬지를 할것이고, 회장님과의 관계는 파국이 날것이고, 비서는 어느쪽으로 줄을 서야 할지 고민을 할 것이고... 감독이 대 놓고 대중적인 접점을 많이 두기 위해 노력했다는 영화는 그러나 여전히 불친절 하다고 해야 할지, 성의가 없었다고 해야 할지;; 이런 얼개는 티비 드라마에서 많이들 갖다 씁디다만;;


그러나 비슷한 얼개를 갖다 쓴 드라마들과의 차이가 있다면 등장인물들 사이의 '공기'에 대한 묘사가 아닐까 싶다. 권태로운 듯, 피곤한 듯, 어떤 목적을 갖고 만난 이국의 외교관들 처럼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애정과 비슷한 그 무엇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특히 재벌가의 사람들에 대한 묘사에서 더더욱 그렇다. 그 와중에 (티비 드라마에서 처럼) 주어진 환경과는 다르게 툭 튀어나와 착한 역할을 하는 인물은 없으며 모두들 '돈의 수렁'에서 허우적 거릴 뿐이다. 그래, 그렇게 인물간의 대화나 관계가 이루어지는 장면 장면에 집중해 본다면 흥미로운 지점이 있을 수도 있다. 


1. '그게 그렇게 죽을만큼 싫었다는 얘기 아냐?'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해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배우의 실제 사건을 거론 하는 듯한 이 장면. 하녀와의 관계가 들통난 상황에서 가족들과의 식사시간에 회장은 이 이야기를 꺼낸다. 아마 회장이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었다는 것은 새삼 비밀 스러울 것도 없는 듯 하다. 그런데 과연 회장은 이 사건을 통해 무슨 교훈을 얻었을까? '그 일'이 '그 아이'에겐 그렇게 죽을만큼 싫은 일이었다는것에 충격을 받았단다. 그 아이에게 자신은 쓰레기였다는 사실에 놀랐단다. 그만큼 이 부류 사람들의 자아는 엄청나게 높다는 방증이지 않을까? 무슨짓을 해도 걸리적 거리는 방해물이 없으니 자신의 행동 중에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것조차도 깨닫지 못했던것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자신의 행동중에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거 엄청 싫었데, 니들이 쓰레기 처럼 느껴졌데'하며 날리는 돌직구같이도 느껴지는 한 장면이다. 뭐 그 돌직구에 삼진을 당할지 관심 없을지는 미지수지만.


2.'넌 나한테 안돼'

 비서와 사모님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음을 아주 직설적으로 말하는 회장 아들. 묵묵히 운전하고 있던 비서는 참지 못하고 회장 아들을 두들겨 팰 심산으로 차를 세운다. 헐, 그런데 싸움을 잘해. 누가? 회장 아들이. 처음에는 '내가 사과 하겠습니다, 지나쳤습니다'하며 예의 그 느끼한 예절을 갖추더니 막상 판이 벌어지자 이건 뭐 무에타이를 제대로 배웠네? 결국 한대도 못때리고 쥐어 터지는 비서.

 흔히들 재벌가의 사람들을 깎아 내릴때 건방지고 유약할것이라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비웃음 거리로 만들곤 한다. 물론 직접 경험해 본일이 없으니 그 부류의 사람들이 어떤지는 알길이 없고, 모든 재벌가 사람들이 일관되게 어떤성향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없다. 다만 별 정보가 없이도 '재벌'하면 건방지고 유약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사실은 근거가 없는 신뢰에 가깝다는 거다. 한 예로 한때는 '그 들'만의 스포츠 였던 골프가 대중화 되자, 격이 떨어진다고 느껴진 그 들이 이제는 승마 쪽으로 취향을 옮겨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노는것 하나에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를 두고 우월함을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 그 사람들의 특성이라는 거다. 사실은 뭐 그 사람들이라고 할 것도 없이 누구나 다 그런 성향을 갖고 있기는 하지. 어쨌던 골프에서 승마로 넘어가는 과정을 놓고 생각해 본다면 자신의 평판이나 신체적인 능력까지도 우월함을 위한 투자의 대상이 된다는건 지나친 추측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심을 드러낼 급박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매너없이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고,돈 ㅈㄹ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건데 결국 '나는 잘난놈이다' 경쟁의 종목에 신체적 능력내지는 식스팩도 들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그 들'의 룰이 영향력을 키우게 되는 것에는 죽었다 깨나도 '그 들'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동조와 동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거다. 적극적으로 승마와 골프의 레벨을 가르고, 와인과 복분자의 레벨을 가르며, 식스팩과 원팩의 우월함을 구분하고, 마이바흐와 람브로기니를 논한다. 꼭대기에 '그 들' 이 있을 뿐이지 그 무리를 따르는 수많은 양떼들이 없다면 '그 들'이 대장이 될 기회같은건 없다는 사실.


3. '먼저 갑니다'

 모든것을 다 포기하고 하녀와 함께 떠나려던 회장. 그러나 이제껏 그가 기생해 왔던 재벌가의 권력이 그를 놓아주려 하지 않자 좌절한 나머지 욕조에서 팔목을 긋는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모두에게 비아냥을 쏟아내며 식어가는 회장. 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일이 깔끔하고 쉽지 않은 것처럼 생은 회장을 쉽사리 놓아 주지 않는다. 질척질척하고 지루하고 답답하고 막막한... 삶에서 빠져나오는 일 조차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원없이 돈을 불살랐을 회장이 하얀 재가 되어가는 장면은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1.마우이 테일러....마우이 테일러....-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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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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