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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짧은 담요와 같다. 머리를 가리면 발가락이 드러나고 발가락을 가리면 머리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헐...축구 감독중에 이런 시인이 있을줄은. 




 몇 몇 기사는 의도적인 적대심 장사를 위해 이 발언을 한국 축구에대한 폄훼정도로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이 해석해 놓은 글귀만 보더라도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 감독의 '짧은 담요'는 축구 전반에 대한 거론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원문을 직접 해석한것이 아니므로 이 역시나 제한적인 해석일테다). 어떤 이론이며 전술도 장 단점이 있어서 이 세상에 완벽한 이론이며 전술은 없다. 가장 효과적이고 정석적인 전술이라는 것은 어느 분야에고 존재하지만 이는 거꾸로 가장 읽히기 쉬운 수 이기도 한 것이고, 그래서 상대의 정석적인 플레이에 집중해 그 해법을 준비한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익숙한 전술도 가장 생각없는 수가 되기도 한다. 공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수비에 무게 중심을 덜 두고 있다는 뜻이며, 많이 뛴다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쏟을 집중력이 흐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는 것이고, 열정적이라는 것은 흥분하기 쉽다는 의미이기도 하는 것, 등등. 우루과이 감독의 짧은 담요에는 이런 의미들이 깃들어 있다. 

 한때는 세계축구의 대세인 4-4-2 전형으로 경기하지 않는 (혹 못하는)한국 축구가 후진적인 것이라는 뉘앙스의 지적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받아들여 지기도 했고, 프랑스가 4-2-3-1 전형으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후 마치 프랑스가 절대반지라도 손에 넣은 양 4-2-3-1이 최고의 전형으로 추앙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쓰리백 전술은 유효한 가치가 있는 전술이며, 4-2-3-1 전형을 쓰고 서도 지는 팀은 있다. 말하자면 어떤 담요도 전신을 온전히 다 덮어주지는 못했다는 말. 이는 선수 선발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유럽 리그의 득점왕이 세명(아마 앙리, 트레제게, 시세?) 이나 존재했던 02년도의 프랑스는 한골도 못넣고 예선 탈락해서 집에 돌아갔으며, 이번 월드컵 한국, 나이지리아 전의 야쿠부의 슛팅은 할머니도 넣을 슛팅이라는 혹평과 함께 얌전한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경쟁이 치열한 EPL에서 오랬동안 명성을 이어온 골잡이와 고작(?) 일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아시아인 수비수 중에 야쿠부와 같은 할머니 슛을 쏠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정도는 아시아인 수비수를 꼽았겠지. 하지만 할머니 슛은 애석하게도(?) EPL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능력을 가진 공격수의 몫이었고 심지어 내가 비교한 일본리그의 수비수보다 골을 더 적게 넣고 집으로 돌아갔다.  

차두리였으면? 이승렬이었으면? 안정환이었으면?  아쉽게도 이들 모두 '짧은 담요' 일뿐, 마이콘이나 비야나 메시 같은 '짧지만 그나마 조금은 더 긴 담요'는 아니다. 한국 선수들을 비하하려는게 아니라 차두리 대신 오범석을 쓴것이 '마이콘'을 대신해서 오범석을 썼던건 아니라는 말. 결과적으로는 오범석이 저조한 경기를 한 것은 맞지만, 안좋은 오범석을 교체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오범석 대신에 나올 차두리가 브라질의 마이콘같은 경기력을 보여 줄 선수도 아니지 않는가. 적어도 너무나 당당하게 학연, 지연이, 선수의 빽이 출전을 가능하게 했다는 비난을 하려면 오범석 대신에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가 마이콘이나 필립 람 이었어야지.  

여기 저기서 들고 나오는 '짧은 담요'들은 너무나 중구 난방이라 이쪽에서는 최선의 수가 저쪽에서는 최악의 수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어떤이는 컨디션도 좋지 않아 자살골이나 넣고, 홈런이나 날렸던 박주영을 왜썼느냐고 또 어떤이는 교체로 들어가서 좋은 모습을 보인일이 없는 이동국을 왜 썼느냐고 한다. 그러나 그 대안은 이승렬이던 안정환이던 별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단지 무려 이승렬에 무려 안정환을 두고 고작 박주영이나 이동국을 썼던 허정무 감독을 비난하기 위해서라면 그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대안은 어떻게 들이대더라도 괜찮은 모양. 허정무 감독만 아니었더라면 월드컵을 우승하고도 남았을거라는 마음들을 먹고 있는 듯하다. 그 와중에 올림픽 대표팀에서 갖은 비난을 들으며 당시 무명이던 박지성을 기용했다는 언급은 말도 안되는 '쉴드'가 되고 만다. 무슨일이 있어도 박지성은 히딩크가 키운거라나 뭐라나.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만 아직 국제 무대에서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이승렬이나 최근들어 평가전등을 통해 드러난 컨디션이 나빠보였던 안정환을 쓰는 대신에 과거 무릎이 고장나도록 국제 경기에 불려다녔던 k리그 득점왕 이동국은 그저 허정무 감독의 고집으로 출전을 했단다. 차라리 집안 빵방한 은지원 빽이었다고 해보시지들 ... 
 

아무리 이리저리 조합을 맞춰본다 한들 결국 '짦은 담요'에 불과할 뿐이다. 그 역시도 전신을 다 덮어주지는 못한다. 이번 월드컵의 성적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그 담요를 1cm라도 더 늘일 방법을 모색하면 될일. '고작 오범석이 출전하는 참사'를 대신하여 마이콘이나 필립 람이 출전을 다투는 선수층을 만들면 된다. 그러자면 뭘 해야 할지를 모색해야 하겠지. 축구 강국들은 어떤 투자를 하고 있고 어떤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지, 마이콘이나 필립 람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과연 그런 환경을 한국에서 비슷하게라도 구축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다면 무슨 배짱으로 브라질이나 독일 같은 수준의 축구를 한국과 비교를 하는지에 대한 반성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메시? 그 선수가 연봉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 그 선수가 자라난 스페인의 축구 클럽은 유소년 육성에 얼마만한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보고 그 결과물을 비교해야지 대뜸 한국 선수들은 저래서 안된다느니, 학연이 어떻고 지연이 어떻고 누구 아버지가 축구 협회에 어떤 직함이고 어쩌고 저쩌고... 분명 의심은 해볼 만한 정황이지만 적어도 증거라고 내밀 만한 상황이 아닌것 또한 분명한 일. 학연 지연에 의한 선발로 전력이 약화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한 몸 바쳐서 그 비리를 파헤치기 보다 그저 화풀이 할 대상을 찾는것 뿐이잖아, 안그런가?

그렇다고 일반 축구팬들의 의견이 하나로 합쳐져서 '우리 모두 축구 강성 대국을 만들어 봅세다, 하하하하' 하는 것도 웃긴 일일테지만 적어도 오범석을 씹어재끼는 사람들이 아무리 오범석을 씹어대도 오범석이 마이콘이 되지는 않는다는거, 박주영이나  이동국 대신에 비야가 어딘가에서 물주전자를 나르고 있을 거라는 믿음은 환상일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잘 해오고 있잖은가. 16강에 들었다고 해서 4년뒤에 반드시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건 아니며 이번 월드컵의 각종 해프닝에서 보듯 월드컵이라는 단기전은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모르는 복불복이기도 하다. 그 무대에서 대진운이 좋았던 상대가 자중지란에 빠졌던, 성적을 냈고, 승리를 거두었고 16강에 진출했다. 월드컵 4강이 축구 4강은 아니었던것 처럼 그 자체를 어떤 성과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결과물이 무시받을 성질의 것은 아닌 것이다. 적어도 준비를 잘하면 통한다는 자신감은 얻게 되었으니까. 과거에는 해도 안되는구나, 어쩔 수 없는 벽이 있는 거구나 하는 좌절만을 느낄 뿐이었지만 준비한 한국이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준비가 부족했던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얼마만큼 실망을 안길 수 있는지를 보지 않았나. 난 그걸로도 만족한다. 메시 한사람이 벌어 들이는 돈과 한국 축구 대표팀 전체의 구성원이 벌어들인 수입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 때문에. 














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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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lenadream.net BlogIcon Helen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0.07.05 13:35 신고

    제 블로그에 무슨 에러가 있는지 트랙백이 안걸리네요. 분명 트랙백 허용한다고 설정해놨는데 말이죠. ㅠㅠ어느 감독님이 이리도 멋진 은유로서 말씀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그 상황에서 제가 허감독이라도 국제대회 경험이 많았던 이동국을 쓸 거 같아요. 이승렬은 아직 경험이 미천하기에 큰 무대에서 그것도 지고 있고,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 쓰기엔 아직 위험변수가 있고 몸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안정환 역시 쓰기엔 무리수겠죠. 이동국의 결정력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선택이었는데... 역시나, 독이 든 성배겠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직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