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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프로 어메리칸'들 중 나이가 들었음에도 근육질인 사람은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 영화에서 처럼 쭈글 쭈글해진 게리 올드만이 동년배에게 건내는 대화를 덴젤 워싱턴과 하는걸 봐야 세삼 저 사람도 이제 늙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검색해보니 덴젤 워싱턴이 54년생, 게리 올드만은 58년생;;; 네살이나 형이었구나 @.@)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진짜 실감이 나는것 같다;;; 덴젤 워싱턴이....늙었나 보다 ㅠㅠ(네 살동생 게리 올드만도 더불어서.)






 이 영화의 원제는 'The Book of Eli'다. 일라이의 책. 영화는 시작 이후 십분정도 이내에 영화의 대강의 줄거리를 알아 챌 수 있게 한다. 어딘가로 책을 찾으러 가는 것이거나, 책을 가지고 어딘가로 가는 이야기. 그리고 이 영화의 줄거리는 후자다. 이를테면 일라이가 그 책을 어딘가로 가지고 가면 이 지옥과도 같은 세상이 구원된다는 뭐 그런. 그런데 이 영화의 진행,어딘가 모르게 심히 익숙하다;; 온 세상의 인간이며 엘프며 괴물들이며 마법사에 귀신들이 금가락지 하나에 휘둘리는 뻑적지근한 이야기가 무려3부작의 시리즈로 만들어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거기에 핵전쟁 이후의 폐허가 된 상황은 '더 로드'라는 영화에서 묘사한 장면이 너무나 선명해서 이미 그 영화에 선점당한 황량함, 인육 등의 코드는 그다지 새로운 감상을 주지 못했다. 인류의 멸망과도 같은 상황에서 홀로 십자가를 지는 고행에서는 윌 스미스가 보이기도 했고. 표절혹은 짜깁기라기 보다, 비슷한 소재를 활용한 근작들에 비해 눈에 띄게 뛰어난 점이 없었다고 할까? 
더구나 그렇게나 소중한 그 물건이 책이라는 설정에 가서 살짝 짐작이 되는 그대로 그 물건이 '성경'이라는 부분에 다다르면 뭥미;;;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배영으로 유유히 떠돈다. 
'저기요...미국...갓 블레스 어메리카...뭐 그런거 다 알거든요? '


 그런데 국내 개봉 제목에서 부터 '책'의 존재는 숨기려고 한 흔적이 보이는 상황에서 의외로 책의 실체는 빨리 드러난다. 그렇게 되면 영화 전체를 끌고갈 건덕지는 왜 일라이(덴젤 워싱턴)는 성경을 서쪽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가, 왜 카네기(게리 올드만)는  그것을 빼앗으려 하는가가 될 터인데 책의 실체가 밝혀진 순간부터 과연 이만한 건덕지로 극을 흥미롭게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성경이라니, 성경책을 서쪽으로 가져가기만 하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니;;;더구나 먹고 마실것도 부족하기만한 상황에서 (물론 도시;;의 우두머리 격인 카네기에게는 좀 덜 부족하지만) 부하들을 시켜 성경책을 찾아오도록 집착에 가까운 애를 쓰는 카네기를 극의 종반에 가면 이해하게 될까 하는 의문 역시나. 

 그런데 카네기의 의도 역시나 어렵지 않게 금세 보여진다. 이렇게 밀고 당기기 없이 턱턱 보여주니 내심 당황스러울정도; 카네기는 더 넓은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작은 도시를 휘두르는데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세력을 확장시키기를 그는 바라고 있었다. 그러자면 강압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터. 힘들고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사람들의 믿음이 자신으로 부터 생겨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핵전쟁으로 세상이 뒤집히기 전에 팔리던 방식 그대로 팔 '종교'가 필요했던 거다. 그렇게 되면 더이상 겁주고 살인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따르게 될 거라고 말하는 카네기 였다. 반면에 그 반대쪽 끝에 일라이가 있다. 카네기처럼 무리를 지어 우두머리 노릇을 하지도 않고, 나쁜짓도 하지 않으며(방해하는 사람들은 뭐 죽이기도 하지만...), 묵묵하게 혼자서 서쪽으로 갈뿐이다. 왜 가느냐고? '말씀'을 들었단다. '책을 가지고 서쪽으로 가거라~'하는. 가지고 가서 무슨 국을 끓여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엿을 바꿔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지고 가는것이 이유의 전부일 뿐인 그의 행보는, 믿음이 있으면 알게 된다는 식의 전형적인 종교인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내가 말한 '건덕지'의 전부다. 그 다툼인거다. 종교를 악용하는 나쁜 사람과 그 진수를 지키기 위한 착한 사람의 갈등. 세상이 뒤집어진 핵전쟁 이후에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이 성경을 모두 불태웠다는 점에 있어서 (그래서 유일하게 남은 일라이의 성경이 중요하다는 설정이다 ) 그 전쟁을 세상에 내놓은 신에대한 배신감이라기 보다, 그 전쟁을 불러 일으킨 이유가 종교 분쟁과 관련된 것임을 짐작 할 수 있듯, 종교를 악용하려 했던 카네기는 결국 마찬가지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단지 문제는 이  갈등을 갖고 여름 성경학교의 학예회 연극을 만든것이 아니라 덴젤 워싱턴과 게리 올드만을 데리고 블록버스터 영화를 찍었다는 것일뿐. 조금만 더 신경을 쓰지;; 누가 미국 영화 아니랄까봐 성경을 거의 절대 반지 급으로 다루는 설정에, 오죽이나 캐릭터들이 평범했으면 나쁜놈 역할의 한획을 그었던 게리 올드만의 나쁜놈 역할도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일라이 역 역시나 순교자와 액션 히어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느낌이다. 결말에 다다라서 '아...이거 였어?'라는 생각을 들게한 소소한 반전은 말그대로 소소하게 그냥 지나칠 정도. 만약 '그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감동을 느낄 한 지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그마저도 너무나 직접적이라 좀 오글거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다. 






#1. 핵전쟁도 스키니를 이기진 못했나 보다. 카네기의 도시에서 도망쳐 나와 일라이를 따라나선 솔라라의 패션은 핵전쟁 이후의 폐허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인지 파파라치 샷에 걸린 헐리우드 배우의 모습인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한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민폐녀 소리좀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자외선이 너무 세서 맨눈으로 그냥 돌아다니면 금세 실명하고 만다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으나, 하나같이 방금 텍을 뗀거 같은 선글라스들을 쓰고 다니시니 주연 급 배우들이 쓰고 다니는 선글라스가 돈많이 든 이영화의 일등공신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졌다. 어떤 한 줄 평에는 이런 말도 있더만. '선글라스 광고같았다.'

#3. 혹 지나쳤을 사람도 있겠지만, 영화 초반에 좀 덜떨어진 부하가 떠돌이들을 습격하고 빼앗아온 책들을 카네기가 쓸모없다고 불태워버리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카네기가 찾는 '책'이 성경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본다면 그 쓸모없어서 불태워질 운명의 책들 중 '다빈치 코드'라는 책 제목이 좀더 쉽게 눈에 띌 것이다. 아 유치해...ㅋㅋ


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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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areernote.co.kr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0.04.22 07:17 신고

    개성파의 멋진 배우들이 나왔는데도 영화가 떨어진다면 아무래도 연출 문제가 심각했던 것 같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