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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짓 심각한 표정을 하고서 스파이들의 각종 고비용 액션 활극을 보여주는 시대가, 이제는 더이상 아니다. 저들의 활약,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 '절대 악'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나게 되었다는 서울 광장의 붉은 악마 스러운 감상은 더이상 이런 영화들이 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물론 냉전이 끝남으로 해서 손쉽게 절대악을 상정하지 못하는 서방의 사정과는 다르게 한국의 경우엔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대상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식의 구도는 한국 영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방면으로 써먹어 온 바가 있다. 이렇게 각자의 사정이 엇비슷하게 흘러온 바, 이제 이른바 첩보물 영화들은 상대의 위협을 제압하는 쾌감을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조직의 압력에 힘겨워하는 개인의 사정을 다루기 시작했다. 그 대표격이 '본' 시리즈일 테고, 그와는 노선이 달라보였던 이단 헌트나 제임스 본드 마저도 최근엔 그 비슷한 노선을 탔던걸 살펴 볼 수 있다.


이와중에 마치 딴지 걸듯이 한국 영화의 독창성이 부족해 해외 영화들을 따라했다며 손쉬운 냉소를 보내는 것도 우습겠지만, '한국형 ㅇㅇㅇ' 이라며 대단한 특징이 되는것 처럼 구는것도 좀 낯뜨거운 일 같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제이슨 본을 떠올릴 텐데, 단지 조직에게 배신 받은 첩보원의 얼개 뿐 아니라 이제는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린 '본'표 액션 역시나 아주 충실하게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액션의 경우에는 뭔가 화려하지만 비 현실적인 '한국형 액션'의 대명사 격으로 회자되었던 정도홍 정두홍 무술 감독이 나섰음에도 이루어낸 '섹시'한 결과물이기는 하다. 거기다 표종성(하정우)의 추락장면에선 적절한 자본과 영화적인 기술, 그리고 상상력이 만들어낸 썩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한국형 제이슨 본이라는 수식에 깊이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소재의 반복을 봐줘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거다.    


물론 이 영화에는 이스라엘의 첩보기관 모사드, 미국의 CIA, 아랍 계열의 무장단체 등등이 남한과 북한의 첩보 전과 맞물려 돌아가는 맥락의 사건이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표종성과 그의 아내 련정희(전지현) 사이의 관계가 위기를 맞는 맥락이 겹쳐 돌아가고. 다만 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중심 사건은 극의 클라이막스와 함께하지 못하고 상당히 이른 시간에 그 생명력을 다 하고 만다. 거기다 그 복잡한 사건의 실마리를 설명하고 있는 인물들의 대사가 한국 영화 특유의 웅웅거리는 뭉개짐 효과료 인해 잘 전달되지 않는 치명적 단점까지;;; 그래서 관객들은 기시적인 예감이 들어맞는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 할 뿐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의 재미는 상당부분 놓칠 수 밖에 없는거다. 거기다 표종성과 련정희의 관계가 위기를 맞게되고 다시 회복되고 하는 과정도 관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급하게 다그쳐간다는 느낌이;;;


대신에 극의 클라이막스를 담당하고 있는건 고전적인 '다찌마리(≒ 격투)' 씬. 그런데 여기서도 아쉬운 건 이전의 인물들의 행동은 복잡한 사안에 얽힌 맥락을 가지고 있었으나, 후반부에 오면 그 맥락이 너무 단순화 되어서 마치 다른 영화같이 느껴진다는 거다. 위에서 말했듯이 무슨 공중 회전 발차기를 날리는 식의 지극히 '영화적인' 액션으로 클라이막스를 만들어가는 건 아니지만[각주:1], 인물들의 행동에 이전까지의 복잡한 맥락이 제거되다 보니 그 긴장도와 몰입도가 급속도로 저하 됨을 느꼈다. 게다가 그런 상태로 유지되는 액션씬은 상당히 길기까지;;;




글쎄;;; 딱히 안좋은 부분은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좋지도 않은 이 감상의 정체는 뭔지;;;









#1. 흥행 여부에 따라 속편을 생각하고 있는 듯.

#2. 하정우 '먹방' 없습니다;;

     초반 부터 생선을 냉장고에서 꺼내길래 '설마 날생선을?'하는 생각이 들긴 했음.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원작자에게 있습니다.>










 

  1. 그래서 액션 자체가 주는 쾌감은 좋았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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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한국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오션스 일레븐'류의 영화들은 대부분 별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던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초반부터 초를 좀 치자면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도 그 기억에는 변화가 오지 않을 듯 하다. 뭐 모든 작품이 걸작이 될 필요는 없는 거지만 류승범 이범수 김옥빈이면 그래도 개런티가 꽤나 비싼 배우들이 아니었을지;;;


하지만 알고보면 '행 오버'랑 더 비슷한 분위기란게 함정.




음모가 있다. 돈을 떼인 연구원들이 있고, 뻔뻔하게 연구비는 떼먹고 해외로 고급 정보를 빼돌리려는 회장이 있다. 핵심이 담긴 칩을 몸에 숨겨 해외로 빠져나가고자 한 회장은 하지만 이내 시체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여러가지 이유들로 회장의 '시체'가 필요한 사람들의 추격전. 그 중에 가장 주인공 격인 현철 (이범수), 동화(김옥빈). 현철은 돈떼인 연구원 중의 하나이고, 동화는 회장에 의해 위장 사고를 당한 현철의 연구원 선배의 딸이다. 복수를 하려 했는데 회장은 이미 죽었고, 돈이라도 받아내야 겠다는 생각에 시체를 가지고 인질극을 벌이려 했던 거다. 


하지만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의 극의 진행에서 '숨막히는 두뇌 싸움'은 크게 두드러 지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는 그런 두뇌싸움을 위해 마련된 장치들에 크게 감흥을 느낄 수가 없었다. 대신에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들이 툭툭 튀어 나오면서 일어나는 캐릭터간의 충돌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존재감 넘치는 토악질로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진오 (류승범) 때문이었을까? 이 영화는 오히려 저질 19금 캐릭터 코미디의 끝을 달렸던 '행 오버'와 비슷한 노선을 타는것으로 보인다. 

 

다시 두뇌 싸움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애초에 현철과 동화가 회장의 시체를 훔쳐내야 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에대한 당위가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일을 꾸미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오히려 시체를 훔쳐내는 일은 이후로 이어질 소동의 당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시체를 훔쳐내고 혐상을 하는 두뇌 싸움보다 다양한 캐릭터가 부딪치는 소동에 무게 중심을 둔 진행이라면 굳이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인 대목이랄까? 


그렇게 이어지는 소동의 '합'은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심각하고 잔인한 축이 있는가 하면, 정의롭지만 어딘가 허술한 축이 있고, 대책없는 x아이 같은 축이 있는가 하면, 이성적이고 모범 시민 스러운 축도 있다. 이들은 배신과 협력을 번갈아 하면서 맛깔나는 소동을 만들어 낸다. 다만 그 기대의 최대치에는 못미친다는 개인적인 느낌이 있긴 하다. 하지만 말했듯이 모든 영화가 걸작인 필요는 없는거니까.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씨네 2000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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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사진 출처는  http://movie.daum.net.

괜히 어설프게 되지도 않을 일 까지 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는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가뜩이나 그 능력이 보잘 것 없어 멋들어진 이음새를 보여주지 못할 나같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척 동자'로 비웃음이나 사지 않으면 다행. 그러나 원체 여기나 저기나 정치성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는 '서울'이라는 공간과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라는 시범 켐페인, 그리고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상당히 많은 정치적 함의를 읽어 낼 수 있게 된다. 숨겨진 뜻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고 드러난 뜻(?)이라 해도 좋을 정도. 심지어는 그 경찰 주인공이 컴플렉스로 인해 지나치게 '크기'에 집착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에 다다르면 '괴물같은 수비수들을 제치고 바람같이 내달려 터치다운을 이루어 낸' 영화의 테크닉에 감탄을 보냄과 동시에 적지않은 쾌감까지 느끼게 된다.

 '숨겨진 뜻'이 아니라 '드러난 뜻'이라고 까지 하는 이유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라는 시범 켐페인이 관할 구역에서 이루어지게 된 경찰 '장배(신하균)'가 후임 경찰과 나누는 직접적인 대화에 있다. '도대체 불건전 한게 뭔데?'  도대체 불건전 한게 무엇이기에 불건전 한것만 동네에서 싹 끌어내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된다는 거지?소장인 듯한 사람이 전체 회의에서 이 켐페인에 대해 설명하며 나온 말도 결국은 '순찰자들이 잘 돌아야 한다는 얘기' 일 뿐이었다. 이렇게 되면 언듯 뒤이은 이야기들은 법 집행을 해야하는 경찰 장배가 각종 불건전한 이들을 대면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이 될것도 같지만 사실 그런 구도는 크게 두드러 지지 않는다. 대신 장배는 그 스스로의 '불건전함'으로 인한 갈등을 겪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도리어 또 다른 이야기의 중심 축이 되는 한복집 사장 '순심(심혜진)', 철물점 주인 '기봉(성동일)' 커플과  순심의 딸이다니는 학교의 선생님 '광록(오달수)'과 직접 맞딱드리게 되는 상황에서는 그 역시나 소동을 일으킨 불건전한 사람으로 똑같이 조사를 받게되는 처지가 된다. 나랏일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건전하게 살라는 으름장을 놓으며 눈치를 보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도 어느 순간 그 '건전'이라는 기준에 코가 꿰어 곤혹을 당할 수도 있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 누구하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건전'이라는 기준. 

사진 출처는  http://movie.daum.net.

그러나 그 정체도 애매한 건전으로의 강제는 어딘가 저 높은 곳에 있을 것만 같은 '국가 권력'에 의해서만 이루어 지는 것이아니다. 어제까지도 평범한 우리 동네의 이웃이었던 사람들도 자신들과 다르다는 징후가 발견되면 오래 전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것처럼 행동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마치 그 소수에 대한 소스라침의 정도에 따라 자신의 '중심성(?)'이 인정 받는 양 울타리 바깥의 사람으로 호명된 사람에게 비이성적인 저주와 비아냥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비내리는 한밤중에 무지개를 즐겼던 꽃집 아줌마의 그 경멸의 말투라니... 사실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은 권력에 의한 처벌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이방인으로의 지목 아니던가? 어느 순간 내 안의 비건전함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두려워 공공의 표적으로 드러난 대상에 대해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하는 식으로 드러나는, 내가 한층 더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대외 표명. 바로 온갖 비웃음, 비아냥, 폭언, 심지어는 폭력... 사람들을 주눅들어 스스로를 가두게 하는 힘은 상당부분 이와같은 것들이 기반이 된다. 그런데 그렇게 가두는 사람들도 또 그러다 보니 자기가 갑갑해 지고...뭐 그런거.

국가 권력이던 중심으로만 향하고 싶은 개인들의 이중적인 대외 표명이던 사람들을 주눅들게 줄세우려는 이들에게는 그래서 '상징'이 중요하다. 왜? 말했잖아, 건전함 (정상, 보통, 평범)에는 명확한 실체가 없는데 건전함을 기준으로 명확하게 사람을 구분하려면 그 기준이 필요한거지. 그런 면에 있어서의 남근은 상당히 오래된 은유의 대상이었다. 남성이 힘으로 여성을 먹여 살리던 시절은 애저녁에 지나 갔지만 아직까지도 남성의 '힘'으로 이사회가 유지되고 있다는 가정과 그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는 일정한 남성 상위의 지위는 아직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그나마 마지막 생명 유지장치격으로 그 가정을 연명케 하고 있는 것이 남성의 침대위의 능력. 오랜 옛날에 이미 역사로 사라져 버린, 여성의 만족에 남성의 힘이 절대적이었던 그 시절이 판타지처럼 남아 있는것이다. 그리고 남성의 여성에 대한 우위의 마지막 보루가 상징화 된 것이 바로 '남근'. 그런데 그렇게 되니 또 문제가 되는 것이 그 '남근'이 부실하면 곧 남성의 지위도 부실한것만 같은 이미지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 되면서 에먼 사람들이 고통을 받기도 하고, 능력과 '남근'이 연결되다 시피 하니 반대로 대외적인 사회적 능력이 위협을 받게 되면 멀쩡하던 '남근'도 위축이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더라 이거다. 마치 이 영화의 장배처럼. 그렇게 안팎으로(;;) 위축된 장배는 도리어 날로 날로 우악스럽고 폭력적으로 여자친구 '지수(엄지원)'를 대함으로서 그 속내를 감추려 하고 이제 장배의 그 우악스러운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둘 사이는 파국 직전까지 다다르게 된다. 그럼에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확대술'을 받고야 마는 장배. 결국 이별을 통보 받고 난 후에야 문제가 자신의 '남근'에 있지 않았음을, 여자친구 지수를 대하는 자신의 마음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사진 출처는  http://movie.daum.net.

복잡 다난한 사안을 상징으로 뭉뚱그려 쉽게 이해하고 넘어가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쉽게 본질보다 그 상징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그 상징이 결코 본질이 될 수 없음은 상징으로 인해 자신의 본질이 훼손당하는 경험을 한 이후에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낙인 처럼 찍힌 변태라는 상징으로의 구분에 의해서 수십년간 사별한 남편의 빚까지 떠안고 홀로 딸을 키워온 엄마로서의 자신의 역사가 한순간에 우스워 질때, 온힘을 다해 여자 친구에게 봉사를 해 왔음에도 자신의 성기 크기에 만족하지 못한 여자 친구 때문에 관계가 틀어졌던 것이 아니라, 진급에도 번번히 밀리는 자신의 컴플렉스를 말없이 받아 줬던 여자 친구에게 공연한 패악질을 일삼았던 자신때문에 사랑이 깨졌다는 것을, 오히려 자신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었던 존재는 자기 자신임을 알아차렸을때... 이렇게 자신의 일이 된 이후라야 어떤 상징이 자신을 옥죄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그 억압에서 벗어 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허구로서의 이 영화는 유쾌하고 당당한 커밍아웃으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자기를 먼저 밝히는 것,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해 지는것이 자유로워지는 가장 첫걸음임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다.

엄정화의 왕년의 히트곡이었던 페스티발의 전주가 쿵쾅거리며 울리고, 이윽고 이 장대한 커밍아웃의 장면들이 이어지며, 그 와중에 순심이 자신의 파트너인 기봉에게 '기봉아, 우리 지옥가자'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지금도 건전해 보이기 위해 갖은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왈칵 눈물을 쏟을지도 모를 일이다.



  


#1. 홍보 쪽에서는 색즉시공 같은 섹시 코미디에 많이 중심을 두고 있던거 같은데 생각보다 코미디 그 자체는 별로;;
#2.'페스티발'이라는 엄정화의 노래가 이렇게 대단한 감동을 주는 노래였나 하고 또 다른 상징에 포섭되고 마는 나;;
#3.배우들의 면면은 누구 말맞다나 '오션스 일레븐'이 안부러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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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연쇄 살인 사건의 발생. 그러나 지지부진한 수사의 연속. 심지어 유력한 용의자 중의 하나를 쫒다가 '망실'. 이윽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대국민 액션을 취하자 다급해질대로 다급해진 경찰은 어떻게던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 한다. 그 결과 선택된 사람이 광역수사대의 최철기 반장(황정민). 비리 혐의로 내사를 받게되는 등 다급한 상황에 내몰려 어쩔수 없이 떠맡게 되는 강압이 반, 번번히 경찰대학 출신들에게 승진을 밀리는 줄도 빽도 없는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줄 '라인'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반. 최철기 자신도 여차하면 혼자 내쳐질 손해보는 장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범인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그러나 그런 최철기를 노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최철기에게 두번이나 고초를 당한 태경의 '김회장'에게 스폰을 받는 검사 주양(류승범). 세금같은거 좋은데 쓰고 그러는데 그거 좀 잘 내시지 그러느냐는 주양의 말에 그러면 우리 주검사님 양복은 누가 해주냐는 김회장. 하여 양복값을 좀 하려했더니 큰 건을 맡아 온 관심을 받고 있는 최철기를 건드린다는게 쉽지 않게 되어 버린 상황이 되었다. 여기에 과거 조직 폭력배 출신으로 김회장을 견제할 위치 까지 성장한 기업가 장석구(유해진)가 역시나 이해 타산에 의해 최철기와 손을 잡게 되면서 일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

 이렇게 이야기의 대충의 시작을 짚어 보는 것 많으로도 적지않은 설명이 필요한 영화 부당거래. 감독인 유승완이 '액션 키드'로만 한정되고 있는 자신의 평가를 뒤집어 보고자 이 영화를 연출했다고 하는 기사를 얼핏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류승완 영화 였다면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겼을 중간 중간의 액션 장면이 상당히 새롭게 느껴졌다(그만큼 액션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단 말이다). '오, 이런 액션은 쪼큼 새로운데? 아, 맞다. 이거 류승완 영화지?'하는 식이었다.  콕 집어 보자면 한적한 다리 밑 공터에서 장석구의 급작스런 돌발 행동에 대해 이루어지던 최철기의 폭행 장면. 최철기의 감정이 액션 하나 하나에 실려 나오는 듯 했다는 구태의연한 표현으로는 제대로 설명하기가 부족했던 장면이었다. 이전에 다른 영화들에서 봤던 것과는 다른 식의 움직임, 새로웠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나 좋았다. 천호진,마동석,정만식에 이른바 '씬 스틸러'중에서도 뉴페이스로 한참 주가를 높이고 있는 송새벽까지. 크고 작은 배역들에 쟁쟁한 배우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그 배우들의 연기가 주는 재미가 상당히 컸다. 거기에 주연인 류승범은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연기를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배우이기는 하나 조금 과하다 혹 저정도는 조금 오바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배우였지만, 류승완이 액션 키드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처럼, 그의 동생 류승범도 이제 애송이의 느낌은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류승범이 검사를?' 하는 생각을 가졌겠지만 적당히 권위적이며, 적당히 비열하고, 적당히 신경질 적인 주양의 모습은 이전의 류승범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말하자면 류승범식의 검사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검사식의 류승범을 보여 줬다고 할까? 노회한 기업가와 맞받아쳐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 그의 모습에 더이상 애송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혹 그가 출연한 작품을 꽤 오랜만에 봐서 이미 달라져 있던 그를 몰라봤을 수도 있겠다. 








?

영화 전반으로는 글쎄...언듯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극중에 누구 하나 깨끗한 사람은 없지만 이 사회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부딛쳐 까발리며 일종의 희열을 주는 인물 군상. 다만 부당거래의 경우에는 그 갈등이 더 복합적이고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좀 덜나쁜 경찰이 진짜 나쁜놈을 잡는 단순한 구도로 희열을 제공했던 공공의 적에 비해서 갈등의 양상이 어느 일방에 의해서 일방에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목적에 의해 뒤얽혀 서로를 물고 뜯는다. 야생의 세계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것에 옳고 그름의 문제가 관여되는 것이 아니 듯 당연한 생존을 위해서 이들은 이합집산을 반복한다. 

그런데. 거기 까지 뿐이다. 갈등의 양상은 공공의 적에 비해 더 복합적이고 현실적이지만 그래봤자 잘만든 공공의 적. 이건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 일 수도 있겠지만 난 이 영화가 특별할 건 없다고 봤다. 대한민국 사람중에 스폰서 검찰에 대해서 안들어 본 사람 있으며,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서 짜고치는 고스톱 아닌가 하고 음모이론을 펼쳐보지 않은이 있는가 말이다. 단지 '그들'의 생활상이 그들이 자주 쓰는 말투,행동을 통해 좀더 사실적으로 그려진다고 해서 9시 뉴스에서 말해주는 것 이상의 그 실체에 더 가깝게 다가 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아는 얘기를 가지고 너무 폼을 잡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다른 차원에 있어서의 형화의 만듦새는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애초의 목적이 대단한 사회 고발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생각보다 이미지들이 좀 밋밋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잔뜩 폼잡는 느와르 식으로 갔다면 내 취향에 있어서는 더 걸작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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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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