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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1. <茂山>
청년 전승철(박정범)의 고향. 함경 북도, 무산. 지명 자체가 '우거진 산'일 정도로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곳이었으나 이러 저러한 이유들로 지금은 민둥산이 되었다고 한다.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고향을 떠나 목숨을 걸고 남쪽으로 넘어온 승철, 그리고 고향 친구 경철(진용욱). 그러나 탈북자, 혹은 새터민이라 불리는 이들에게는 목숨걸고 떠나온 고향에 비해 그다지 나을것도 없어 보이는 서울 하늘 아래서의 생활이다. 한가하게 문화적인 차이를 따질 겨를도 없이 당장에 벌어 먹고살 방법을 찾는데 죽을 힘을 쏟아야만 하는 처지이지만, 그나마 기회조차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 그들의 몫으로 남는 것은 위험하고 돈이 안되는 일들 뿐. 이 '메마른 정글'에서 승철의 몫이 된 일은 (물론, 불법적으로) 전단지를 붙이고 현수막을 거는 일이지만 이 대단할 것 없는 일 조차도 목숨을 걸고 자기 몫을 지켜내려는 왈패들에게 시달리며 눈치를 보아야만 하는 처지다. 그나마 승철의 친구 경철은 이 사회에 더 적응을 잘한 축에 속하지만, 실상은 비슷한 처지의 탈북자들에게 사기를 쳐가며 더 풍족한 삶을 살고 있을 뿐. 마치 기근에 종자로 쓸 씨앗을 먹어버리고는 농사지을 밑천이 없어진 '아둔한 농부'가 된 것처럼 결국 비슷한 처지의 자신의 동무들을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써먹어 버린 경철은 언제 사실이 발각이 될까 전전긍긍하며 외롭게 피해다니는 처지가 된다. 


무산 2.  <無産>
 이런 승철이 누리는 단 하나의 '사치'가 있다면, 그건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는 일이다. 없는이가 품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종교이기 때문이었을까, 예배후에 교회에서 주는 공짜밥이 그를 교회로 향하게 한걸까. 그런데 추측해 볼 이유들 중 한가지가 더 생겼다. 성가대의 숙영(강은진)을 짝사랑하게 된것이다. 차마 앞에 나서지도 못하며 존재도 드러내지 못한채 그저 근처에서 머물 뿐인 승철은 그녀가 일하는 노래방에 취직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마치 마리아라도 되는 것처럼 느껴졌던 숙영이 운영하는 노래방은 팔지 말아야할 술을 팔고, 쓰지 말아야할 '도우미'들을 쓰는 퇴폐 노래방. '아픈 아버지 때문' 이라는 훌륭한 알리바이가 있지만 교회의 숙영과 노래방의 숙영을 연결시키고 싶어하지는 않는 그녀다. 그리고 승철이 노래방에서 일을하고 나서야 같은 교회에 다니게 됨을 알게된 숙영은 교회에서 서로 아는체 하지 말자는 말까지 꺼내게 된다. 마치 추레한 평소의 행색과는 다르게 친구 옷을 빌려서까지 옷을 갖춰입으며 교회에 나갔던 승철처럼 숙영에게도 교회라는건 일종의 '환상의 공간'. 거기서는 아픈 아버지 따위는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착하고 고결한 사람이 되어도 좋다. 그럴듯한 성경구절을 암송하고, 사람들과 그럴듯한 찬송가를 같이 부르면서 성취할 수 있는 자격이기 때문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이유로 불법을 저지르면서 살아야만하는 일상과는 엄연히 다른 공간이다. 교회라는 곳은.


무산 3.  <霧散>
 약삭빠른 친구 경철과 두 얼굴의 숙영을 겪어 내면서 승철 또한 이 사회에 점차 적응해 간다. 어리숙하게 겉돌던 이방인에서 점차로 이 사회에 대한 어색함을 벗어가는 승철. 자신을 위해 바지 한장을 훔쳐온 경철에게 역정을 내며 상점에 도로 갖다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승철은 그 경철을 배신하고 돈을 가로챌 줄 아는 정도까지 다다랐고, 노래방에서 술을 파는 것이며 도우미 아가씨들이 자발적으로 희롱을 당하는 장면도 더이상 꺼려지지 않고 자연스럽다. 아마도 친구 경철의 목숨값이 되고 말 돈을 가로채 새옷을 사고, 이발을 하고, 새사람이 되어 노래방 알바라는 일상을 맞이하는 승철. 그리고 의도치 않은 커밍아웃으로 북에서 왔다는 것이 알려지며 숙영과의 오해아닌 오해도 풀리게 되어 이제 그녀와 함께 성가대 활동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루 하루가 갈수록 북에서 온 탈북자 전승철은 사라져 가고 서울 거리를 걷게 되면 두세 걸음마다 만날 수 있는 보통 도시인이 되어간다. 몇년이 지나면 북한 말투도 사라져 갈꺼고, 몇년이 더 지나면 능구렁이 사업가가 될 수도 있겠지. 그렇게 전승철의 순수한 삶은 무산되어 간다.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내 처지가 아무리 곤궁해도 선뜻 욕심내지 않았던, 비록 겉으로 드러내지 못할지언정 없는 감정을 꾸며 드러내지 못했던, 차라리 내가 곤란을 겪을 지언정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 몸부림쳤던 전승철의 순수한 삶은 무산되어 간다. 대한민국 사회에 익숙해져가는 과정이 곧, 전승철이라는 인물의 실체가 무산되어가는 과정인것. 















#1.극중의 주민번호 뒷자리의 125는 탈북민의 정착을 돕는 기관인 '하나원'이 위치한 지역에 부여되는 고유번호. 이전에는 모든 새터민은 하나원을 기점으로 주민번호를 부여 받았고, 중국에서는 이 번호를 가진 한국인에게는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고 함 (아마도 탈북자 문제에 대한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그런데 하나원 출신이 아닌 원래 남한 국적의 사람들까지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새터민에게 부여되는 주민번호의 체계를 달리해서 주민번호만으로 탈북자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짐.

#2. 극중 백구는 실제로 성남 모란시장에서 3만원의 개런티로 섭외한 犬이었다고. 촬영 후에는 감독의 강원도 고향집에 맞겼으나, 산짐승이 내려와 싸우다 유명을 달리하였다 함;;; 









<위의 사진, 동영상은 모두 단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세컨드윈드 필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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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어린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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